* 어제 꿈을 꿨는데 너무 끔찍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사람을 두명 죽임. 그 중에 한명은 한효주. 나는 그냥 한효주를 좀 의뭉스러운 사람,
집이 잘 사나보다, 못됐네, 하고 만 줄 알았는데 어쩜 맘 속 깊이 증오하고 있었나봐;;
아무래도 지금 동생이 군인이다 보니까 어쩔 수 없었나봐.
그래도 이해 안되는 건 왜 하필 한효주냐는거지.
아무리 꿈이라지만 어떻게 한효주를 죽일 생각을 했지?!
암튼, 꿈에서 거의 폐허에 가까운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인을 저지른 터라 씨씨티비 같은
것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 상태.
복도로 가는 길목 마저도 두꺼운 보온용 스티로폼으로 막혀 있어서 입구라고 생각할 수도
없고, 살인현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그런 구조.
사람을 죽여놓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면서도 나는 계속 그 살인현장으로
다시 갈 궁리를 하고 있었는데 왜때문이냐면 그 곳에 핸드폰을 두고 옴.ㅡㅡ
근데 다시 가기 너무 싫은거야... 피해자 두명과 육탄전하면서 난장판이 되어버린
그 좁은 밀폐된 공간에 남아 있을 시체가 부패하며 새어나온 기름과, 엉킨 핏덩어리,
썩은 육신들을 다시 보기 싫어서.
근데 내 꿈이기 때문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미 나는 그 광경을 봄.
어차피 가나 안 가나 이미 나는 그 광경을 봐버렸지만 집밖에 조차 나가기 싫은 상태.
그 와중에 경찰들은 계속 우리집에 찾아오지, 이렇다할 증거도 없으면서 추궁하지.
나는 방 안에서 달달 떨었고, 경찰과 엄마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못견딜 정도로 끔찍했다.
아아... 내 핸드폰... 할부도 안 끝났는데...ㅠ 그치만 내가 이 손으로 사람을 두명이나
죽였어.. 너무 끔찍해ㅠ 잡혀가면 어쩌지ㅠ 같은. 생각들로 너무 괴로웠다.
핸드폰 찾으러 가야되는데 그 곳에 다시 발을 들이기 싫은 마음과 내가 사람을 죽였단
죄책감과 두려움에 아주 정신이 힘들어지는 꿈이었다.
* 물의 고향 하리에 마을. 세계견문록 아틀라스를 보고 다시 관심이 생겼다.
예전에 하리에 마을에 대한 다큐가 있었는데 지금 제목도 생각안남.
여감독이라 그런지 영상이나 연출이 아기자기 귀엽고 세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벌써 몇 년 전 영상이라 찾아도 잘 나올지 모르겠다. 꽤 재밌게 봤었는데.
* 바베트의 만찬을 보는데 유명 성악가 캐릭터가 너무 느끼해서 계속 이마를 치면서 봄.
앗싀ㅠㅠㅠㅠ 느끼하고 징그럽. 도저히 사랑을 느낄 수 없는 남자잖아!
젊고 아름다운 여자한테 홀딱 반해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아저씨로 밖에 안보임.
이야기에 집중이 안 되는 놀라운 캐릭터다.
상대여자가 1800년대 독실한 청교도인이고 목사의 딸이고 뭐고를 떠나 당연 거절당할
수 밖에 없는 남자.
영화에선 바베트의 화려한 만찬을 보여주기 전에 그 당시 청교도인들의 소박하고도 매우
금욕적인 식생활을 보여주는데 걸신들린 나는 그걸 보면서도 말린 가자미의 맛은 어떨까.
불린 가자미는 어떨까. 가자미가자미....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새벽엔 배가 너무 고파.
* 오늘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중계를 봤는데 진행아나운서가 그런 얘기하더라.
개막식 때 말이 좀 많았는데 그것 때문에 총감독 맡은 장진 감독이 좀 불평하더라고.
제발 그러지 좀 마세여.... 예산문제인지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누가 보더라도 뮤직뱅크 특별행사더구만.
어느 부분에 자부심을 가지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