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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킼ㅋㅋㅋㅋㅋ라섹수술함.

* 라섹수술을 했다.

   휴가기간에 할 게 없다고 한숨쉬던 것도 잠시. 

   캔디처럼, 어느날 갑자기 눈을 떠보니 너랑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에쵸티처럼!!

   그냥 갑자기 불현듯 시력교정수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휴가기간 전 주에 검사예약을 하고 언니랑 같이 병원에 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검사도 그냥 검사가 아니고 동공을 확장하고 어쩌고 해서 검사만 하고 와도 눈이 부시고 약간 괴롭다고

   하길래, 검사만 하고 올까.... 생각했다가 어차피 수술할 거라고 다짐했으니 그냥 검사하고 나서 검사결과보고 바로 수술하기로

   결정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내가 새삼 느낀 게 나는 쓸데없이 이상한 부분에서 희망적이라는 것이었당. 

   무턱대고 검사도 안한 그 시점에서부터 나는 분명 라식수술을 할 수 있을거라는 근거없는 믿음이 꾸물꾸물 삐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느낀 것은 내가 희망적일수록 결과는 참담하다는 것. ;ㅇ;

   요것저것 검사를 다 했는데.... 결과적으론 내 눈은 라식수술을 할 수 없는 눈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염병할.^^

   각막 두께나 이런 건 이상 없는 데 내 각막이 너무 뽈록해서!!! 각막이 너무 뽈록하기 때문에!! 라식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너무 절망스러워서 탁자위에 엎어질 뻔하였음. 

   라식은 몇시간만 아프고 그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데 라섹은... 라섹은.......ㅡㅡ 

   몇날며칠 찾아 읽었던 라섹수술후기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마치 두 눈을 조사버린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프다던데.

   내가 그 고통을 참을 수 있을지 알 길이 없었다. 

   상담을 듣는 와중에 내가 겪어보지 못한 고통에 대하여 맘을 졸이며 긴장하니까 상담해주는 코디언니가 기절할 것 같으면 

   미리 말씀을 해달라고 하셨다... 헐... 내가 그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던가? (맞음) 아닌데? 아닌데?? 그 정도론 긴장 안했는데??? 

   아무도 믿지 않을 부정을 맘 속으로만 수없이 외치며 수술일정을 잡고 계산을 완료했다. 

   완전 빼도박도 못하게 계산부터 시키는 치밀함이란...


   언니는 밖에 있고 나혼자 다른 수술대기자들과 함께 수술대기실에 앉아있는데 아무 생각도 안남.

   황금색 가운을 입고 머리에 뭐지? 머리에... 할튼, 헝겊모자같은 거 쓰고 간호사언니가 얼굴을 쓱싹쓱싹 소독해주고 

   혈청을 채취하겠다며 팔에서 피를 이-만큼 뽑아가는 와중에도 아무 생각도 안났다. 긴장하다 못해 공황상태에 빠진 기분.

   수술대에 오르는 것은 초등학교 이학년 때 육각형 전봇대에 마빡을 대차게 박고 나서 이번이 두번째인데, 정말 긴장되서 

   미치는 줄 알았다. 그 때는 워낙 어리기도 했고 머리를 박은 상태라 별 생각이 안날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잖냐우!

   ㅠㅠㅠㅠㅠ 맨 정신으로 수술을 기다리는 기분이란 ㅠㅠㅠㅠㅠㅠㅠㅠ 긴장을 풀으려고 해도 그게 안돼.

   정신은 빙글빙글 돌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술먹은 것처럼 심장이 뛰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지쟈스크라이스트.....ㅇ<-<

   원래 수술하기로 예정했던 시간보다 한 20분 정도 오바하고 나서야 수술실에 들어갔는데 헐.....

   아...... 심쟝아 쪠빨 멈추찌말아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술대에 누우니까 의사선생님이 눈을 고정해주는 뭔가를 끼워넣음. 눈을 감을 수가 음슴.

   정면에 초록불빛을 보라고 해서 열심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눈을 레이져로 지지는 게 느껴짐!!!!!!

   선명하고 조그맣던 초록색 불빛이 간호사언니의 

   '30퍼센트 진행되었습니다.'

   '50퍼센트 진행되었습니다.'

   '70퍼센트 진행되었습니다.'

    의 멘트에 따라서 점점 부옇게 번져감과 동시에 살타는 냄새가!!!! 

    

   와.

   진심 심장 멈추는 줄 앎. 내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떠나가는 게 이렇게 정확히 느껴지긴 처음이었음.

   내가 그렇게 정신줄을 놓는 게 보였는 지 옆에서 간호사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집중하세요! 집중하세요!! 하고 소리치는 

   목소리에 간신히 떠내려가는 정신줄을 붙잡았다. 진정이 안됨. 

   간신히 오른쪽눈부터 왼쪽눈까지 보호렌즈 끼우는 걸로 무사히 수술은 끝났다. 휴... 내 눈 없어질 뻔;; 

   

   간단한 진료까지 마치고 언니의 부축을 받아 집으로 향했다. 향했는데...

   분명 코디언니는 마취약을 넣었기 때문에 보통은 수술한 다음날, 빠르면 수술한 당일 저녁부터 아플 수 있다고 했거늘,

   망할 내 눈은 병원을 나와 약국가는 길목에서부터 아프기 시작함.

   눈이 막 시리고 부시고 했지만, 헐 이것이 말로만 듣던 라섹의 고통? 이라기엔 수술초기라 막 완전 아프진 않았음. 

   그래도 지하철에서 서서 갈려니 완전 죽을 맛이었음. 그러니까 내가 택시를 타자니까 우리언니는 또 이상한 곳에서

   절약정신을 발휘해서 너 오늘 돈 많이 썼으니까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가자고 택시 잡기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아니 이 양반이....!!!! 아픈 것도 나고, 돈 쓰는 것도 난데 왜 자기가 나서서 자린고비 행세람?????? 참눼....

   그래도 막 완전히 아픈 건 아니라서 그냥 지하철 타고 오긴했는데 점점 통증의 강도가 세지니까 신경질이 났음.



   

   암튼, 이 날은 그냥 저냥 지나가고 대망의 수술 후 1일째.

   나는 또 한번 정신줄을 놔버릴 것 같았다. 

   수술한 날 통증이 앍 내눈..ㅠㅠㅠㅠㅠ 이었다면 수술한 다음날의 통증은 앍!!!!!!!!!!!!! 내눈!!!!!!!!!!!!!!!!!!!(빨궁 72pt) 이었으니까.





                                                               

    내 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 눈알을 뽑아내고 싶었음. 뭣때문에 아픈지 모르겠고 일단 내 눈을 뽑아서 흐르는 물,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내 눈을 

   헹구고 싶었음. 절대로 눈가에 물을 대면 안된다는 주의사항도 몰라, 나는 그냥 모르겠어, 존나 아파 뒤질 것 같으니까 시발

   나에게 생각할 여지같은 건 없어. 

   눈이 막 어후... 막! 뭐라 설명을 못하겠네. 하여튼 진짜 너무너무 아팠음. 

   눈물은 줄줄 흐르고 빛이 닿는 족족 아팠음. 게다가 뭣때문인지 눈만 아픈 게 아니라 열까지 올라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아프고 

   눈도 퉁퉁붓고 아죽 죽을 맛이었다. 하루종일 눈감고 누워있다가 밥먹을 때, 화장실 갈때만 잠깐잠깐 일어났는데 

   밖에 나갈 때마다 빛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 먹어야되는 진통제랑 소염제만 아니었다면 밥이고 뭐고 하루종일 어둠속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내 맘대로 끙끙 앓고 싶었다.

   아프냐고 묻는 것조차도 신경질이 났다. 왜냐면 얼마나 아픈지 대답조차 못할 정도로 아팠으니까.

   수술한 건 눈인데 왜 입이 꾹 다물려지고 말이 잘 안나오는지 모르겠다. 할튼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

   진짜 하루종일 누워서 고통에 끙끙대다 못해 대상없는 것에 대해 화를 내기도 하고 내가 이 수술을 왜 한다고 했을까 미친 듯이

   후회했다. 씨발 평생 안경이나 쳐 쓰고 살 걸 내가 이 수술을 왜 한다고 했을까????

   내가 안경을 벗는다고 해서 환골탈태 미녀가 되는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이 수술을 한다고 했을까!!!!!!!!!!!!!

   레알, 사람이 이래서 미치는구나... 싶었던 시간. 

   사극 속에 나오는 한명의 궁녀가 된 듯한 느낌. 

   "예, 제가 중전마마의 탕약 속에 극약을 넣었사옵니다!!!!!!! 죽일테면 죽여라!!!!!!!!!" 싶은 마음.

   내가 얼마나 극심한 고통속에 시달렸냐하면 약에 취해 잠을 자는 족족 꿈을 꾸었는데,

   꿈내용들이 하나같이 다 요괴에 쫓기는 꿈, 비오는 꿈, 화내는 꿈, 집어던지는 꿈.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꿈 중에 하나가 있었는데, 

   꿈속에서 공짜 영화표가 생겨서 나 혼자 영화관에 가서 영화표를 바꿀려고 하니까 자꾸 매표소 여직원이 먼저 온 나는 무시하

   고 내 뒤에 온 사람들만 들여보내주는 것이었다. 

   결국 내 뒤에 사람이 없을 때 쯤에야 영화표를 바꿀 수 있었는데 그 직원이 대뜸 나보고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했다.

   왜그러나 싶었지만 아무 의심없이 핸드폰을 보여주니까 이 직원이 뿡! 하니 콧방귀를 뀌면서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둥 어쩐 둥, 

   영화관 시계랑 핸드폰 시계랑 시간이 다르니 영화표를 못바꿔주겠다고 옘병을 떨었다. 망할 여편네가!!!!

   너무 화가 나서 그 여편네 얼굴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집어던지고 나서야 꿈을 깼다. 


   po분노조절장애wer!!!!!!!!!!






    내 스스로 내 눈에 최루가스 뿌린 느낌.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데,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 고통!!!!

    할튼, 네..... 그렇게 4일을 지냈읍니다.

    둘째날에는 와- 이게 뭐야 하루만에 그 지옥같던 통증이 가라앉았네? 히힣 존나조쿤?!?!?!? 

    했는데 셋째날 넷째날은 흐흐.... 존나조쿤이 다 뭐지... ㅡㅡ

    왼쪽눈은 괜찮았는데 오른쪽눈이 터질 것처럼 아파서 고통+ 불안함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아플려면 양쪽 눈 똑같이 아프던가... 왼쪽눈은 괜찮은데 오른쪽눈만 안압이 높아지고, 눈시림도 가라앉을 기미가 안보여서

    수술 잘못된 줄 알고 많이 불안불안했음. 

    내가 수술할 때 안드로메다로 떠난 사이 의사선생님이 내 흰자위까지 조사버리신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오늘이 수술한지 5일째 되는 날이라 보호렌즈도 빼고 진료도 다시 받았는데 다행히 별 이상은 없었음.

    의사선생님도 잘 아물었다고 해주셨고 시력도 0.6~ 0.8 정도로 나왔다. 아직은 회복기간이니까... 뭐... 쏘쏘.

    

    아직 눈에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듯한 이물감은 있지만 보호렌즈를 뺐다는 것만으로도 내 기분은 아주 닐리리맘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안경없어도 잘 보이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오늘 이그조 뮤비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료 끝내고 집에 오는데 카톡으로 이그조의 뮤비갘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예~

    

    이제 안경없어도 이그조 볼 수 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꼐이~~~~~~~~~~~~~~~~~~




    기승전이그조. 



    추신- 라섹수술비용은 100마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0마넌.... 거금이 나갔지만 나름 싸게 했다고 자기위안 중^_ㅠ


+)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이 병신같은 드립 언젠간 꼭 써먹어보고 싶었는데 지금 써먹는구나^^ 헤헿

    보호렌즈 뺀 오늘부터 바로 덕덕 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 눈에 이물감이 너무 심해서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ㅗㅗ